작년 이맘때
탄도항 일몰을 담고 대전을 가기위해 수원톨게이트에서 통행권을 받고
막 속력을 내려는 순간 고속도로 갓길에서 간난아기를 안고
손을 흔드는 부부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컴컴한 고속도로에서 간난아기가 얼마나 추울까 하는 생각에...
차를 세우고 어디까지 가시느냐고 여쭈었더니 가시다가
가까운 휴게소에 내려달라고 하시더군요
뒷 좌석에 간난아기와 부부를 태우고 가면서 왜 그 곳에 서 계시냐고 여쭈었더니
울릉도에 사시는데 결혼기념일이라 서울로 여행을 오셨는데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여
울릉도 갈 경비가 한푼도 없어서 아무 휴게소나 가서 포항가는 화물차에 부탁하여
타고 내려갈려고 한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식사는 하셨냐고 여쭈었더니 점심부터 굶으셨고 한 시간 이상 수원톨게이트 갓길에서
손을 흔들었는데 아무도 태워주시지 않았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는데...
제가 그래서 가까운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시고 대전에 가서 제가 기차표를 끊어드린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지금 식사를 하면 언칠 것 같다고 안 드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포항까지는 어떻게 화물차를 부탁해서 갈 수 있는데
포항에서 울릉도 가는 뱃삯이 필요하다고 자꾸 말씀하시더군요
솔직히 처음엔 그런 생각을 안 했는데 조금씩 말을 나누다 보니 조금은 겁도 났습니다
두 분이 뒷자리에 탔고 저 혼자 앞에서 운전하고 가고 하시는 말씀도 조금은 거짓된 표현도 하고...
운전을 하면서 지갑을 꺼내보니 8만 몇 천원이 있기에 톨비 만원을 남기고 다 남자분에게 주었답니다
그리고 대전이 포항가기엔 더 가까우니 대전까지 가시라고 또 말씀 드려도
안성휴게소에서 화물차가 많이 있다고 안성휴게소에 내려달라고 하시기에 내려드렸습니다
그리고 차를 출발하는데 여자분이 남편분에게 팔짱을 딱 끼면서 웃으며 걸어가는 순간
제가 머리가 띵해지는 것 같더군요
차 안에서는 여자분이 남편분에게 막 뭐라하시더니 내려서는 180도 달라지기에...
제 생각이 잘 못 된 것이겠죠
설마 간난아기를 데리고 나쁜 짓은 안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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