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2년 9월 9일 (일요일 오전)
▷ 정우님이 쓰신 글로 제 마음을 대신합니다^^
가산(可山) 이효석 선생을 만나러가자.
장마당 여기저기 사람과 말들로 가득한데
돌다리 섶다리 건너 주막에 앉아
허생원 메밀꽃술에 메밀묵 메밀전병 시켜놓고
각설이 아줌마 너스레와
엿장수 가위소리 풍악에 술맛이 더하니
이제 물레방앗간 돌고 돌아
지천으로 피어있는 메밀밭으로 가자.
누가 소금을 뿌린 것도
목화를 흩뿌린 것도 아니요
월담초(부추) 꽃밭도 아니라면
밤사이 눈이라도 내렸는가.
연둣빛 꽃대위에 꽃눈 내리면
달빛도 내리고 별빛도 따라 내릴지니
달을 찾아 헤매고
달이지면 별을 찾고
별이 지면 사랑을 찾아 떠나보자.
가슴이 텅 비어있거든
메밀꽃 들녘에 나서보고
고향이 그립거든 하얀 꽃길을 걸어보자.
타는 가뭄 폭염 폭풍우 견디어 내고도
희디 흰 천사의 얼굴로 그대를 반기리니
어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메밀 꽃밭으로 가자.
흐드러지게 핀 맑은 영혼들
꽃바람 일렁이는 원두막에 앉은 여인의 가슴속에
하얀 꽃물결로 채워가듯
이제 막 채색을 마친 수채화의 물감이 흐르듯
내 가슴속에도 촉촉이 젖는다.
손으로 잡는 물고기 체험 장에서는
물 반 고기 반이라 유혹하고
나는야 꽃 반 사람 반이라고 외쳐본다.
떠나는 나그네
봉평의 파란 하늘에 산도 물도 서러울세라
차창 밖 하얀 메밀꽃이 빠르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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